[요츠바랑 리뷰] 언제나 오늘이 가장 즐거운 날.

푸른고래의 상상하다.

[요츠바랑 리뷰] 언제나 오늘이 가장 즐거운 날.

박청경 | 2018. 4. 13. 12:00



  처음 몇문장을 이렇게 오래 고민해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에 다룰 만화는 이전에 리뷰했던 어떤 만화와도 다르다. 어떻게 하면 이 작품의 매력을 전할 수 있지? 어떻게 하면 리뷰를 본 사람들이 이만화 한 번 볼까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을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이 만화, 재밌다.



  아즈망가대왕으로 유명한 아즈마 키요히코가 그리는 본격 애키우고 싶어지는 만화. 5살 짜리 꼬마, 요츠바가 아빠와 함께 어딘가의 마을로 이사를 가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만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요츠바 만을 집중 조명한다. 물론 5살이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으므로 주위 인물들도 꾸준히 부각되지만 요츠바의 비중에는 비할 수 없다.


  제목인 '요츠바랑'도, 영어명칭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요츠바와 그리고...'라는 의미이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각 화의 제목이 '요츠바랑 선물', '요츠바랑 놀기' 등등을 볼 때 요츠바의 비중이 얼마나 큰 지 짐작해 볼 수 있다. 모든 에피소드는 요츠바로 시작해서 요츠바로 끝난다.



  요츠바가 보여주는 행동도 진짜 5살아이가 할 법한 행동을 한다. 보통 만화에서는 아이들이 그다지 현실적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 만화라는 장르의 매력이겠지만 이 만화에서는 그런 만화적 과장임을 어느정도 감안하고나면 진짜 5살짜리가 할 법한 행동들을 보여준다. 


  자기중심적이고, 머릿속에선 이해하지 못할 생각들이 둥둥둥 떠다니고. 매우 활동적이고 졸려도 졸리지 않다고 박박 우기고. 그러다가 결국 장난감 사이에 쓰러져 잔다. 언제나 뒤처리는 아빠의 몫이다.


  그렇게 살살 미소짓게 만드는 요츠바랑의 좋은 점은 그 나이대의 좋은 점만 부각시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류의 만화는 아이가 주인공이니만큼 아이의 말이 옳다, 는 의미가 좋든 싫든 담기게 된다. 천진난만한 아이가 툭 던진 한마디가 의외로 핵심을 꿰뚫는다던가. 의도적이든 아니든 그러는 경우다 다분하지만, 요츠바랑은 그렇지 않다.



  공을 가지고 놀다가 그릇을 다 깨버렸을 때, 만화라면 주인이 화를 낼래도 장난식으로 넘기거나 어린이니까~하는 식으로 넘어간다. 둘리의 고길동 아저씨가 얼마나 괴로워했는지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어린이의 시점에서야 그게 재밌고 통쾌하겠지만, 어른의 시선으로는 고길동이 불쌍해보이기 마련이다.


  만약 평범한 어린이였다면? 현실의 어린이가 저런 일을 벌였다면 어떻게 할까?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하듯이,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하는 것은 아주 어릴때부터 갖고있는 본능이다. 요츠바는 이후 정말 생각도 못한 방법으로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 호되게 혼나게 된다. 어리고 아니고를 떠나서, 아니 어린이이기에 더더욱 교육이 중요한데, 이를 요츠바랑은 잘 담아냈다.


  물론 매번 이렇게 잘못을 저지르고 혼나는 것이 이 만화의 주된 내용은 아니다. 이 에피소드는 요츠바랑에서 몇없는 '무겁다'고 할 만한 에피소드이고(거의 유일하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은 그저 주위사람들과 즐겁게 지내는 내용이다. 요츠바의 천진난만함은 이 만화를 계속 읽게 만드는 커다란 원동력이다.


  그러니까, 재밌다. 어떤 수사를 붙이고 어떤 말을 더 달아서 이 재미를 표현할 수는 있겠지만, 어려울 뿐더러 제대로 표현하기조차 못하지 싶다. 너무도 단순하게 그저 요츠바라는 아이가 어떻게 노는지, 움직이는지, 말하는 지를 보여줄 뿐인 이 만화는 그저 재밌다고밖에 표현할 말이 없다. 어린이라면 어린이다움을, 어른이라면 어른다움을 모두 찾을 수 있는 좋은 만화다. 


고된 일상을 보내고 좀 쉬고 싶을 때, 마음 놓고 읽을 수 있는 만화를 고른다면 군말않고 이 만화를 읽는 걸 추천한다.


상상(詳上)리뷰/고래가 읽은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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