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행복 리뷰] 당신의 인생은 얼마입니까?

푸른고래의 상상하다.

[3일간의 행복 리뷰] 당신의 인생은 얼마입니까?

박청경 | 2018. 4. 6. 12:00



  인생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투의 논지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도 그다지 변하지는 않았고, 적어도 인간의 시선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세상 만사 돈으로 안되는 것은 없다지만 한 인간인 이상 인간을 평가할 수는 없다(인턴이나 입시생으로서는 가능하더라도).


  하지만 뜸을 들였듯이 그것은 어디까지나 맨 몸의 인간일 경우이며, 나아가 현실일 경우이다. 픽션에서는 내가 수명을 팔수도 있고, 건강을 살 수도 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이야말로 픽션이니까. 그러면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만약 수명, 시간, 건강 등을 사고 팔 수 있는 세계가 있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당신의 인생은 얼마정도일까?



없어질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봤자 소용없지만요.


  아무튼 돈이 너무도 부족해서, 아끼던 책들도 팔고(맛도 없고 영양가도 없다) 음악 씨디들도 팔았다(마찬가지로 맛도 없고 영양가도 없다). 알바하다 몸이 상해 더이상 알바를 할 수는 없고, 그래도 돈은 벌어야 한다. 그래서 주워들은 이야기대로 반신반의하며 찾아간 수명을 팔 수 있는 곳. 


  일단 이 3일간의 행복이라는 책을 설명하는데에 이 이상 설명해서는 안된다. 책 뒤에는 이것보다 더 많은 줄거리가 있지만 그것은 책이라는 특수성으로 덮여지고, 이 리뷰는 읽을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에 이이상 설명했다가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절대로.


  먼저 말해둘 것은 이 이야기는 원작이 있다. 정확히는 일본의 웹연재된 원작으로, 작가 본인이 문고용으로 손봐서 출판한 것이다. 『수명을 팔았다, 1년당 1만엔에』라는 제목을 안다면 이게 그 이야기이다. 


  하지만 다르다. 아까 '손을 봤다'라고 표현을 했지만 단순히 손을 본 정도가 아니다. 모든 부분을  갈아엎어서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놨다. 비유하자면 마네킹과 인간 수준의 차이이다. 


  이 맛있는 책을 어떻게 스포없이 설명할 수 있을까? 보편적 상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인생은 팔 수 없다'를 뒤집는 것만으로도 다분히 충격적인데, 이 이야기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어디론가로 미친듯이 달려나가는 것도 없고, 주인공은 항상 무언가에 찌들어있다. 술이든, 담배든, 인생이든.


  실패자 주인공이기에 우리는 그에게 공감할 수 있다. 그는 '어딘가 특별한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악마의 증명에 갇혀 살아가는 우리와 같았기에 매우 쉽게 그와 공감할 수 있다. 그가 어떤 짓을 하더라도, 그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우리는 그에게 공감할 수 밖에 없게 세팅되어 있었다.


  우리는 현실에서 수명을 팔 수는 없지만 상상을 해볼 수는 있다. 만약 지금 내가 수명을 판다면 얼마쯤의 가치가 매겨지게 될까. 1년당, 10억 정도일까? 아니면, 1억? 아니면...


이 다음은 소설을 읽고 판단했으면 한다.

한가지 말해둘 것은,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상상(詳上)리뷰/고래가 읽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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