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문득 그냥 서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것은 마치 어떤 전지전능한 존재가 '오늘은 놀거라~~'하고 허락해 준 듯한 기분마저 들게 만든다. 햇빛은 따끈따끈하고 그렇다고 덥지도 않으며, 숨막히는 강의실에서 숨막히는 교수의 숨막히는 강의만 듣고 있자니 너무도 아까운 날이다 싶은 때.
모든 요소가 맞아떨어진다면 버릇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따라가던 다리는 고장이라도 난 듯이 멈춰버린다. 항상 혹사만 당해오던 다리가 드디어 오늘이라는 듯이 일제히 파업이라도 한 마냥. 그리고 결국은 뇌조차 다리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만다.
사람은 기계가 아닌만큼 하루 하루가 똑같은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일주일이라는 단계를 둔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 일주일이라는 기간 조차 반복되기 마련. 결국 질려버리고 마는 사람은 매일매일을 자기 스스로 변주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어쩔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며 비판받을 수는 있어도 비난받을 일이 아님은 명백하다.
<수업을 째버린 어느 고래의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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