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틀넥 리뷰] 나만 없으면 전부 해결되지 않을까?

푸른고래의 상상하다.

[보틀넥 리뷰] 나만 없으면 전부 해결되지 않을까?

박청경 | 2018.05.04 12:00



  보틀넥 :

  병은 좁아진 목 부분이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

  그에 빗대어 시스템 전체의 효율 개선을 저해하는 부분을 보틀넥(bottleneck)이라 부른다.

  전체의 향상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보틀넥을 제거해야 한다.


  '보틀넥의 존재는 전체적인 효율을 저해한다' 라는 명제가 성립한다면 이는 곧 '효율을 향상시키려면 보틀넥이 제거되어야 한다' 라는 대우 또한 성립된다는 것이다. 보틀넥이라는 단어는 그런 대상을 말한다. 심하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 자신 뿐만 아니라 소속된 집단의 모두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존재이다. 



  이 소설은 「빙과」 작가인 요네자와 호노부가 처음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당시, '아직 쓸 내공이 되지 않는다'며 포기해두었을 정도로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다. 요네자와 호노부를 「빙과」로 접했던 사람이라면 같은 사람이 쓴 소설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어렵고 무거운 소설이었다.


  아마 인생에서 가장 사색적이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기, 청춘에서 논하는 것은 그간 항상 젊음의 패기나 우정, 연인과의 사랑 같은 긍정적인 그 무언가였다. 하지만 작가는 그걸을 꼬아서, 빛날 터인 청춘 이야기를 쓰면서도 그 빛으로 인해 생긴 그림자를 설명한다. 


  청소년기에 사람은 한가지 의문을 가진다. '나는 왜 태어난 것일까?' 라는, 답이 없는 질문의 답을 추구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내가 없는 편이 낫지 않을까?'하는 답을 도출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공상력이 극대화 되는 청소년기에는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부정적으로 폭주하는 경우가 있기에.


  이 소설은 그 부분을 집어냈다. 주인공인 사가노는 양친이 모두 바람을 피고, 여자친구는 절벽에서 사고로 떨어져 죽었으며, 그녀를 추모하려고 한참뒤 겨우 그 절벽을 찾아간 날 형이 사망해 바로 돌아가야되는 처지다. 그러면서도 염세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체념하고 있는 십대 청소년, 사가노.


  그는 아주 신비한 경험을 통해 '나는 왜 태어난 것일까?' 라는 질문에 대해 뼈저리게 증명당한다. 당한다 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그는 딱히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증명당한다. 결국 도달한 답은 절망적이기 그지 없다. 하지만 결국은 소년은 자기스스로 그 답을 도출해내고, 받아들이고 만다.


  사가노는 마지막에 선택의 길에 놓인다. 보틀넥을 제거할 것인가 개선할 것인가. 어느 쪽도 고통스럽기는 매한가지지만, 제 3의 답 따위는 없었다. 결국 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작중에서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기 때문에 해답은 각자 독자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이 리뷰를 읽고 있는 사람은 본인의 삶에 대해 만족하는 편인가? 본인의 주위사람은 어떤가. 그들은 행복한가? 어머니나, 아버지나, 형이라든가. 이성 친구는 어떤가. 그들은 만족하며 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확신을 가지고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의미로든 행복한 사람이지 싶다. 이 소설을 읽고 이 리뷰가 기억이 난다면, 다시 한 번 이 질문에 답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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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profile_img
    로샤씨

    저는 지금 삶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불안하긴 하지만..
    소설의 내용이 정말 무겁네요 ㄷㄷ;

    EDIT/DELETE COMMENT 2018.05.04 15: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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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청경

      내용자체만 보면 밝은 묘사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주제가 주제인지라...
      마치 컬러만화를 흑백으로 보는것 같은 그런느낌이었어요.

      EDIT/DELETE 2018.05.04 16:13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