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필터 - Happy Day

푸른고래의 상상하다.

체리필터 - Happy Day

박청경 | 2018. 5. 4. 19:10


  체리필터 하면 대부분 낭만고양이나 오리 날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들의 2집, 3집에서 각각 가장 유명한 곡이었으며 인기 밴드의 반열에 단번에 올려준 노래였으니. 설령 체리필터는 모른다고 해도 저 두노래는 안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노래는 그정도로 크게 히트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것 같다라는 미묘한 어미를 쓰는 것은 확실하지 않기 때문. 적어도 기억상으로는 그렇지만, 이제와 들어보면 이 노래가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힌 때 꿈을 꾸었던 사람으로서.


  아직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시기라고 믿고는 싶지만, 언제나 인생은 1인칭 주관적일 수 밖에 없으므로. 과거의 미래 걱정없었던 자신이 빛나보이는 것은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제목인 Happy Day는 현재가 아닌 과거를 말하는 것처럼.


  언젠가는 노트북으로 글을 맘껏 쓰고있는(혹은 그조차도 안하고 나태하게 보내는) 나날을 부럽다고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의외로 그 날은 빨리 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때만을 바라보면서 멈춰만 있으면 그 과거에게 실례가 되는 일이다.


  아까 제목의 Happy Day는 과거를 뜻한다고 썼지만 거기에 첨언할 것이 있다. 과거를 뜻하면서도, 미래를 동시에 뜻하고 있을 것이라는 내 자신만의 해석이다. 노래에서 현실은 확실히 Happy하지 않다. 그리고 과거의 반짝였던 자신을 찾고 싶어한다. 어느 멸인가 묻혀있을 터인 그 무언가를.


  그 무언가를 찾게 된 미래는, Happy Day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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