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방이사거리] 어디든 들어가 봐야 안다

푸른고래의 상상하다.

[카페베네 방이사거리] 어디든 들어가 봐야 안다

박청경 | 2018. 4. 3. 15:00


  버스시간이 한참 붐빌 시간이기에 잠시 시간을 때우고자 항상 지나쳤던 카페베네를 들어가봤다. 이전에 그곳을 항상 지나쳤던 이유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카페는 커피 값만 더럽게 비싸고 공간은 허접하기 그지 없다는 편견에 기인했다.


  그 편견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커피 값은 더럽게 비쌌지만 공간 자체는 잘 꾸며져 있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살짝 들어가기 꺼려지기도 하다. 크리스마스는 한참전에 지났고 한참이나 남았는데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는 전구장식들로 꾸며져 있어 뭐라나, 화려하다는 느낌이 든다.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엔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카페로서 가장 큰 악재는 코앞에서 역사 공사를 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얼마 전부터 땅을 마구 파내고 이것저것 세우기 시작해서 살풍경한 풍경을 자아낸다. 공사가 끝나면야 접근성이 올라가 대박이겠지만, 끝내기 전에는 악재임이 분명하다.


  다만 이 카페의 공간 자체는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깝다. 이 카페는 화장실을 기점으로 두개의 공간으로 나뉘는데, 카운터가 있고 바깥의 화려한 분위기와 동조하는 밝고 떠들기 좋은 공간/조명이 살짝 어둡고 조용하게 앉아있기 좋은 공간이다. 


  결국 두마리 토끼를 전부 쫒는다는 것인데, 이 카페는 두마리 토끼를 전부 잡았다. 절묘한 것이 그 사이에 화장실이 위치해서 연결되에 있음에도 하나의 벽으로 역할한다. 전혀 막고 있는 것이 없으나 두 공간은 훌륭하게 떨어져있다.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도, 사람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도 만족할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다.


  커피값은 라떼 아이스 기준 5100원. 비싸다. 하지만 이 비싸다는 평가의 기준은 내 기준이며, 편의점 커피에 길들여진 기준임을 감안하면 다른 사람 기준으로는 그다지 비싸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상상(常常)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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