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아래선 춥고, 햇빛 아래선 덥고

푸른고래의 상상하다.

그림자 아래선 춥고, 햇빛 아래선 덥고

박청경 | 2018. 4. 9. 19:54


  어느새 봄이다. '어느새'라는 말이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계절은 4계절중 봄이 제일일 것이다. 춥디 추운 겨울 탓인지, 정신 차리고 보면 봄이고 또 여름이 된다. 가을도 비슷하지만, 좀 더 신선하게 다가온다는 면에서는 봄이 제일이다.


  어느새 다가온 봄은 어느새 떠나고 만다. 아 봄이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 즈음에는 이미 갈길 채비를 마쳐놓고 잡을 손목도 남겨놓지 않고 떠나버린다. 그래서 봄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보다 먼저 봄을 느낄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봄을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간단하다. 그림자에 있을땐 쌀쌀하게 느껴지고 햇빛에 있을땐 따끈따끈하게 느껴질 때. 그때가 봄의 시작이다. 만약 그림자 안에 있을 때도 따끈따끈하다는 생각이 들 때는 이미 여름으로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 아침이 바로 그림자 아래선 춥고 햇빛 아래선 더운 날이었다. 봄이 온 모양이다.


  이번에는 좀 오래 있었으면 한다. 

상상(常常)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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